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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여행, 산책

헤이그에서의 하루: 발표 준비와 새로운 만남날씨 예보를 보니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불 거라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어제의 일들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을 남기고, 오늘 저녁에 있을 발표를 위한 자료를 급히 만들다가 느지막이 숙소를 나섰다. 예전부터 계속 이야기하던 파노라마 박물관을 오전에 좀 다녀오기로 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데, 지나면서 지도에서만 봤던 곳이었다. 여기 있는 친구들도 한 번 가서 보면 좋을 거라 했었다.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하며 전시장에 들어섰다. 파노라마 박물관: 거대한 작품과 효과 그전에 사서 계속 쓰던 박물관 카드를 계속 쓸 수 있을지 물어봤는데, 흔쾌히 된다고 해서 내밀었지만 결과는 만료되어 사용 불가였다. 온라인에서 등록을 하려고 엄청나게 시도를 했지만 하지 못했다. 그저께..

익숙함과 새로움의 경계엔 뭐가 있을까?사람들은 이미지를 보겠지만 사진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찍은 사람을 생각할 것이다. 달리 말하면 그 사람은 어떻게, 어떤 의도로, 어떤 기법으로, 왜? 라는 물음과 함께..이 사진 또한 그럴까?

사진을 공부한 지 대략 5년쯤 지나서일까대형카메라의 뷰파인더에 비치는 모습 자체를 촬영하고 싶었다. 나름 접하기 쉽지 않은 장면이라 생각했을까. 그냥 호기심이었을까. 이런저런 고민 끝에 주변을 탐문해서 카메라를 찾기 시작했다. 얼마지 않아 나타났고 필름 매거진 스무 개 정도와 함께 구할 수 있었다. 지금 기억하기로 필름을 구해서 촬영해 보기도 했었던 것 같다. 이 이미지는 뷰파인더에 보이는 이미지를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사진의 기본 원리는 렌즈를 통해 필름에 상이 맺힐 때는 상하좌우가 뒤집힌 상태이다. 이 작업을 고민할 때는 우리의 인지가 관여하기 이전의 사진 본래의 모습을 담기 위해 고민했던 것 같다. 이는 여전히 새로이 사진에 호기심을 가지고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이야기해 주는 내용이다. 우..

코로나가 등장하기 이전의 시간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삶은 명사라기보다는 동사에 가깝다 하나의 삶이 시작되었다. 뛰고 오르고 다녀야 할 산과 물이 둘러싸고 있는 무대가 펼쳐졌다. 그곳에서 열 번의 겨울을 보냈다. 어느 겨울 밤새 숨 막힐 듯한 적막을 틈타 내린 눈은 내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며 그 인장을 찍었다. 아침 방문을 열었을때 펼쳐진 하얀 세상은 그 무엇과도 비교하거나 표현하기 어려운 광대한 도전이었다. 친구들과 동네 형, 누나들과 깔깔대며 뛰어다니고 눈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고 서로에게 던지며 귀가 빨개지고 숨이 턱에 닿도록 달렸다. 그 꼬맹이가 이제는 또 다른 세상의 겨울을 보려고 길을 나선다. 어느 새 마흔 번 이상의 겨울을 보았으나 이번 겨울은 내 인생 첫겨울이다. 동사로서의 삶을 찾아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