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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여행, 산책
시간을 멈춰 그림으로 사진으로 기억으로 남긴다 바다를 향해 걷다 마주친 헤이그에서의 순간꽃분홍과 검정 그 사이 어딘가 작은 홈에 자리한 저것을 나는 씨앗이라 부르기로 했다.무엇을 품고 있든지 … 밝은 것이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Still Dusseldorf 며칠 만에 처음으로 비를 맞았다. 많이 내린 것은 아니지만 어제의 피곤과 오늘 아침의 찬바람과 옅은 비는 나의 아침 산책을 이른 시간에 마치게 했다. 숙소로 돌아와 느긋하고 풍족하게 아침을 먹었다. 내일의 이동을 위한 비축 같은 거였다. 사실 독일로 출발하기 이틀 전에 숙소를 예약한 터라 처음 3일간의 숙소만 예약했기에 내일이면 다른 숙소를 구해서 옮겨야 하는 것이다. 그 수고로움을 감당할 내 육체에 대한 보상을 미리 하는 것이랄까. 아침을 먹고 방으로 와서 비가 와도 괜찮을 만한 복장으로 챙겨입고 길을 나선다. 나가기 전에 리셉션에서 하루나 이틀정도 더 묵게 된다면 얼마나 하는지 물어보았다. 금액은 알았지만 충격은 다음 주에 일주일간은 호텔 전체가 휴가라고 하는 것이었다..
코로나가 등장하기 이전의 시간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삶은 명사라기보다는 동사에 가깝다 하나의 삶이 시작되었다. 뛰고 오르고 다녀야 할 산과 물이 둘러싸고 있는 무대가 펼쳐졌다. 그곳에서 열 번의 겨울을 보냈다. 어느 겨울 밤새 숨 막힐 듯한 적막을 틈타 내린 눈은 내 가슴을 무겁게 짓누르며 그 인장을 찍었다. 아침 방문을 열었을때 펼쳐진 하얀 세상은 그 무엇과도 비교하거나 표현하기 어려운 광대한 도전이었다. 친구들과 동네 형, 누나들과 깔깔대며 뛰어다니고 눈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고 서로에게 던지며 귀가 빨개지고 숨이 턱에 닿도록 달렸다. 그 꼬맹이가 이제는 또 다른 세상의 겨울을 보려고 길을 나선다. 어느 새 마흔 번 이상의 겨울을 보았으나 이번 겨울은 내 인생 첫겨울이다. 동사로서의 삶을 찾아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