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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Days in Europe

Kunst Palast (Entrance)

smartjoe 2024. 10. 19. 20:45

Kunst Palast

 

전날의 아쉬움을 가득 안고 아침 일찍부터 전시장에 가서 편안하고 느긋하게 감상하고 오리라는 각오로 길을 나섰다. 하지만 역시 크리스마스가 대단하긴 한가 보다. 열한 시에 도착했지만 문이 닫혀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시간이 조금밖에 없더라도 봤어야 하는데. 안타까움에 발길을 돌리며 홈페이지를 들어갔다.

영어로 안내를 바꾸고 이리저리 찾다보니 휴일 오픈예정시간에 대해 안내가 되어 있다. 다행이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개관을 한다고 한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갑자기 생긴 2시간의 여유를 어떻게 누릴까 생각했다. 천천히 걸으며 사람들을 구경하고 다리 아래를 지나며 사진도 찍고 사물이 보이는 것과 그 이면에 있는 것들의 의미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져올 수 있는 장점과 그 효과 그리고 내가 연출이나 담아낼 수 있고 담아내고자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그러한 곳에 생각이 미치자 주제를 정하고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와 그 이외 일상이나 여행에서 사진을 찍을 경우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나중에 보면 알게 되겠지만 여러 곳을 다니고 때론 한 곳을 여러 번 지나기도 하지만 그때마다 남기는 사진은 다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일관성이라든가 분류했을 때 큰 범위에서는 나누어질 것이다. 그 안에 나의 세계관이나 철학, 사상을 유추해 볼 만한 것들이 있지 않을까? 때로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 해도 드러나고 드러내려 애써도 드러내기 어려운 것들. 상황들. 나의 눈과 손과 발이 이끄는 대로. 본능이 시키는 대로 잡고 채집하는 것. 그것에 따라 남겨진 부산물 중에서 나는 더욱 고민을 하고 작품으로 분류를 하고 전시를 하기도 하는 것 아닐까?

 

그 작업들에서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듣고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 줄까 궁금해 하는 것이겠지. 결국엔 서로의 이야기 나눔이다. 어제의 전시장에서 사진에다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남기며 서로 주고받음의 하나의 예시를 남긴 것처럼. 오늘의 빛은 나에게 또 다른 이야기를 던져줄 것이다.

 

천천히 걷다가 전날 문이 닫혀 들어가 보지 못했던 시립박물관에 도착했다. 그 전에 가톨릭 성당이 열려 있기에 들어섰다. 사람들이 막 미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었다. 어느 정도 사람들이 나오고 나서 나는 문을 밀었다. 문 앞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일회용 컵들을 들고 서 있었다. 들어선 성당내부는 연기가 가득했다. 미사를 하며 피운 연기였나 보다. 안개가 낀 듯 희뿌연 장면에서 또 다른 연출의 요소가 떠올랐다.

몽환적인 장면을 위한 연출… Entrance..of God.

높은 천장과 재단, 그리고 그 맞은편 2층에 있는 파이프 오르간, 미사는 충분히 감격스럽고 아름다웠으리라. 그 잠시 전의 흔적 안에서 나는 서서 여러 가지 상상을 해 본다.

시립박물관은 다채로웠고 많은 유물과 역사가 있었다.

1시가 조금 지났을 때 kunst palast를 향해 출발했다.

도착해서 입장권을 끊었다. 기획전과 소장전 모두를 볼 수 있는 것으로 했다. 전시는 몇가지 타이틀로 진행되었다.

소장전은 참으로 멋진 작업들로 구성되었으며 유리박물관을 지나며 나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오늘의 전시관람은 뒤셀도르프에 온 이래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앞으로 가다가 뒤돌아 다시 보러 오기를 수 차례. 루벤스의 작업에서부터 근대의 요셉 보이스에 이르기까지 소장품의 범위는 다양했고 나의 시각과 마음은 충만했다. 하나하나의 작업에 대해 감상을 남긴다는 것이 어쩌면 나의 언어로서는 불충분하고 또한 부질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혹시 계기가 된다면 다시 방문을 하고 싶다. 조금 더 천천히 둘러보며.

다음날인 27일에는 insel hombroich와 langen foundation을 갈 계획이라 전일의 감상을 모두 털어내고 가려했으나 마음속의 동요를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

새벽에 일어나 다시 자리에 앉아 보지만 그저 다른 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뿐이다.

 

아마도 kunst palast의 기억은 시간이 조금 흘러 익은 다음에야 지면에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woojaeoh, #photographer, #3 months, #ineurope, #germany, #dusseldorf, #kunstpal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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