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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o to Europe 본문
12. 18. 2019
On the way … in a plane
Confused about the beginning of this trip.. what was the clue or trigger made me doing this.. worries, emptiness, panic, hope, comes and goes. On the other hand, it would be all going to be great once I just land on the ground with the air and the atmosphere there would make it perfect every details even the breath.
What I can come up with the work at this very moment is the complexity and conflicts inside me. The journey has just begun and nothing decided yet so just don’t be afraid. I am a pathfinder. Just try!
Day 1 in Germany Dusseldorf at night at the hotel
길고 긴 비행시간 동안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잠시간 잠을 잘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대기는 안정적이어서 마치 그냥 떠 있는 것 같았지만 밖으로 나갈 수는 없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불안이 가슴에 차오르며
‘나는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붙잡히게 되었다.
이제껏 살아오며 내가 여기 있어야 할 이유라든가 과정이라든가 하는 부분에서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때로는 어쩔 수 없는 이유들이 있었는데 지금의 상황에 대한 이유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여행을 앞두고 읽은 책이 알렝 드 보통의 ‘불안’이어서 일까? 그 단어가 꽤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 뭐 딱히 비행기 안에서 할 일도 없었으니 유쾌하진 않지만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한다. 무엇을 찾아가는 목적을 앞에 세워두고 시작한 여행은 애초에 아니었고 일정 또한 그랬다는 사실을 꺼내어 불안해하는 나를 위로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궁금해하던 타지에서의 생활이 아니었던가? 내가 조금 더 편하게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지금까지의 나를 감싸고 붙잡고 있던 일들과 연결고리들과 무겁게 매달려 있던 많은 짐들로부터의 유리를 바라지 않았던가? 심지어 모든 물리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버리려고까지 하지 않았던가.
스멀스멀 나타나 점점 농도를 높여 가던 불안의 먹구름을 꿰뚫는 하나의 빛줄기가 등장한 것이다. 내가 이곳에 있는, 그리고 있어야만 하게 된 이유. 이어지는 몇 시간 동안 쌍방은 지리멸렬하고도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공방을 이어갔다. 비행기가 지구표면에 다시 닿음과 동시에 나의 생각들도 지상으로 내려앉았다.
‘아… 입국심사줄이 길구나…
짐 찾는 곳은 어디지?
대체 내 가방은 언제쯤 나올까?’
짐을 찾기 위해 기다리며 ‘짐이 이렇게 많아서 시간이 걸리니 사람들을 내보내는 입국심사단계가 오히려 간단했었던 건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마침내 짐이 나왔을 때… 돌돌 거리는 캐리어를 끌고 출구 앞에 있는 경찰처럼 보이는 직원들에게 기차를 타려면 어디로 가면 되는지 물었다. 지극히 현실적인 최초의 미션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터미널을 찾을 것. 쉽게 나왔고 쉽게 표지를 볼 수 있었다. 잠시 나와 한 사람이 앉아 쉬고 있는 긴 의자 한켠에 나도 앉아 숨을 돌린다. 지나가는 한국사람들이 많다. 단체여행을 하는 사람들. 눈길을 다시 거두어 전화기도 현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브레인을 이식해 본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이식 성공. 사람에게도 이렇게 쉬운 날이 올까? 한 순간에 여기에서 저기에 적응되는 사람들. 기차 시간이 좀 남았으니 지하쇼핑거리를 잠시 훑어보기로 한다. 커피, 세탁, 태국음식점, 앉아서 먹고 마시는 사람들, 화장실, 여행자안내소, 빵가게, 그리고 열차출발상황안내판… 내가 탈 기차는 아직 목록에 올라오지 않았다.
그만큼 오래 앉아 있었으면서도 금방 잊고 잠시 앉아 카푸치노와 빵을 하나 사서 먹기로 한다.
어차피 시간도 있었고 역설적이게도 너무 오래 앉아 있어 무릎이 아팠는데 다시 앉아야 하는 이상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다. 7.2유로 이곳에서의 첫 소비. 느긋하게 앉아 빵과 커피를 연구하듯 즐기고 플랫폼으로 향한다. 가던 중간에 ‘어라… 플랫폼까지 거리가 꽤 되네.’하는 생각을 했다. 앗.. 하나 놓친 것이 있다. 내가 탈 기차가 목록에 올라왔을 때 앞부분에 ausfall이라고 적혀있었던 것이다.
독일어는 아는 것이 전무한 나이기에 검색을 해 본다.
뭔가 일이 있더라도 조금 늦거나 하는 거겠지 생각하며 걸었다. 플랫폼에 다 내려가서 내가 탈 위치도 확인하고 기다리다 뭔가 불안한 마음에 노란 조끼를 입은 아저씨에게 물어본다. 무슨 뜻인가요? 뭐라 뭐라 하시지만 알 수 있는 말은 안내센터를 찾아가서 물어보라는 것. 다시 두 번의 에스컬레이터를 지나 안내센터를 찾아 문의한다. 흠… 가볍게 이야기한다.
"그 기차는 취소되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 앞에 오는 기차도 뒤셀도르프로 가는거니까 그걸 타면 됩니다."
하며 출력된 종이를 준다. 열차 편이 바뀌어 ice1144였다.
나는 좌석도 포함해서 예매를 했는데 그럼 좌석은 어떻게..?
그냥 빈자리가 있을 테니 그냥 아무 데나 앉으면 됩니다.
네.. 고마워요.
시간이 8분 남아서 다시 부리나케 플랫폼으로 내려간다. 어라.. 내려가니 시간은 같은데 열차편명이 다르네.. 어떡하지? 어떡하지….? 그래도 같은 목적지가 적혀 있으니 그냥 타지 뭐. 자리도 많고 짐을 둘 공간도 많았다. 테이블을 두고 마주 앉는 자리에 중년쯤 되어 보이는 여자분들이 앉아 있기에 그 맞은편에 자리를 물어보고 앉았다. 짐은 무겁지만 내 머리 위 선반으로 올려두고.. 사실 짐을 둘 수 있는 곳이 바닥에 있었지만 나는 첫 여행자이기에 신경이 쓰여 그렇게 하기로 했다. 곧 열차는 출발했고 한 시간 이십 분쯤이면 나는 목적지에 발을 내딛을 것이었다.
비행기에서 내 주변을 떠돌던 피곤과 졸음이 갑자기 몰려와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아… 30분 정도만 자고 일어나면 되겠지 하며 눈을 감았다.
기차는 열심히 달리는 것 같았다. 첫 번째 경유지인 쾰른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내리고 다시 타고 기차는 잠시 서 있고 뭐라 뭐라 방송을 여러 번 했었다. 나는 정신이 약간 혼미한 상태로 멍하게 있다가 서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다시금 불안이 몰려왔다.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뭐라고 하는 거냐고..
무슨 일이 있어서 조금 기다리는 거라고 괜찮을 거라고 한다. 나는 쉽게 안심을 하고 졸음에 괴로워하는 내 눈을 위로했다. 하지만 거의 30분이 되도록 기차는 움직이지 않았고 맞은편 사람들은 ‘당케 도이치반’이라 하며 냉소적인 농담을 하곤 했다. 그 시간 동안 몇몇은 내려서 다시 다른 곳으로 가고 담배를 피우고 다시 타는 사람도 있었고 내 우측에 앉은 아저씨는 살라미를 빵에 넣어서 콜라랑 마셨다.
모든 희망이 사라지고 나는 다시 어떻게 해야 하나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열차 문이 닫힐 때 나는 소리가 들리더니 기차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케 도이치반’이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략 20분을 더 달려 나의 목적이인 뒤셀도르프역에서 내릴 수 있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한번 거대한 장벽이 떡 하니 내 앞에 서 있었다. 숙소로 걸어갈 에너지는 없었다. 아내센터를 다시 찾아가 내가 가려는 곳을 알려주고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물어본다. 12번 플랫폼에 가서 s-bahn을 타면 한 구간이면 도착할 거라 한다. 감사함을 담아 나왔다. 티켓은 녹색기기나 서점에서 살 수 있다고 했다. 두리번두리번 녹색기계가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독일어.. 영어도 있었으나 아무리 찍어도 내 목적지역이 나오지 않는다. 녹색기계옆에 검은 옷을 입은 경찰들이 약간 허름하게 옷을 입은 남자를 검문하고 있었다. 그중 여자 경찰이 가까이 있기에 어떻게 표를 사느냐고 물었다. 물론 내 목적지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우습게도 그 경찰들도 그곳에 오늘 처음 왔다고 주변을 모른다고 했다. 나도 한국에서 지금 막 도착했다고 하며 헤어졌다. 내가 잠시 더 헤매고 있을 때 할아버지 한분이 내 다음으로 표를 구하러 옆에 오셨다. 주저하지 않고 물었다. 어떻게 하면 표를 살 수 있나요? 할아버지도 약간 힘들어하셨지만 결국 2.9유로를 주고 표를 하나 구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젠 타는 게 문제.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다시 안내센터로..
이번엔 다른 안내센터로 갔다. 표와 목적지를 보여주니 가는 방법을 바로 출력해 준다. 오호라… 트램을 타는 곳이랑 번호를 알려준다. 인사를 하고 역을 벗어났다. 이제 트램을 타고 세 번째에서 내리면 되겠지? 하며. 하지만 마지막 관문.. 같은 번호가 적힌 플랫폼이 두군데. 방향이 다를 것이라 생각하고 다시금 사람들에게 질문하기. 7번홈에서 타세요. 이제 모든 정보를 얻었으니 약간의 시간여유가 생겼는지 나는 주변을 돌아보며 사진을 몇장 남겼다. 어쨌든 나의 유럽 첫날이니까. 잠시 후 트램이 왔고, 704번 트램을 타고 세번째 정류장에 내리니 나의 숙소가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처음엔 반대 방향으로 좀 걷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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