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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Days in Europe

4년이 지난 어느 날 돌아보는 유럽 여행기

smartjoe 2024. 11. 3. 00:13

- 2019년 홀로 떠난 3개월의 유럽여행 동안 쓴 일기는 대략 200페이지에 달했다.

코로나가 창궐한 시기에 돌아온 나는 그때의 일기와 사진들을 모아 무언가 하고자 하였지만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2024년 다시금 유럽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그때 하지 못한 이유들을 생각하며 이제는 가볍게 그날의 일기들을 하루하루 꺼내보고 날짜를 찾아 사진들을 들춰보며 기억을 새롭게 하고자 한다. -

1.Jan. 2020 뮌스터, 독일

 

With a big and long fireworks over the night the new day finally has just begun. People scream and laugh, gathering around and running on a street like animals or kind of like the age of prehistoric feast for the hunting.

 

마지막날을 아침부터 거의 종일 걸은 터라 해가 넘어갈 즈음 들어온 숙소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는 샤워를 얼른 마치고 쉬었다. 물론 쉽게 잠에 빠질 순 없었다. 나의 나라에서는 새해가 이곳의 오후즈음에 시작되었기에 이미 지인들과 인사를 나눈 터였다. 여기 사람들은 그 시간이 오기를 기다리며 점점 흥분의 강도는 높아진다. 나는 샤워를 마치고 덜 마른 머리를 흔들며 로비로 내려와 다음 여행을 위한 자료조사를 한다. 자료조사라 해봤자 루트를 어디로 잡아서 이동해야 조금 더 저렴한가 아니면 꼭 봐야 할 곳이나 가고 싶은 곳이 어디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결국 결론은 내지 못했다. 아마도 내일이면 어떻게든 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네덜란드에서의 첫 숙소는 결정을 해야 한다. 예산이 생각보다 많이 든다.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 관람료와 교통비다. 음식이야 줄이려면 줄일 수 있겠지만 관람료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 그리고 교통비도 좀 걸으면 된다. 근교나 멀리 있는 곳에 가서 봐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시내에 있는 곳은 대부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몇몇 점찍어 둔 미술관과 박물관들의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았는데 여기 도착하니 눈에 보이는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참 많다. 눈앞에 보이니 욕심도 생기고 호기심도 높아지는 듯하다. 그래도 방법이 생길 것이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어 오늘은 아침에 일기를 적는다. 어제 저녁에 본 독일, 영국, 미국을 다니며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하는 아저씨랑 한참을 이야기했다. 여러 가지 주제를 가지고.

 

뮌스터에 오게 된 목적이 있었다. LWL미술관을 가기 위함이었다. 또한 대성당도 궁금하기도 했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에는 열지 않는다는 안내를 보고선 말일에는 대성당과 그 앞에서 열리는 시장을 다니며 즐겁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1월1일이 밝아 오늘은 미술관이 10시부터 오픈을 하니 기대를 하고 숙소에서 출발. 여행지에 가면 나는 숙소를 중심으로 아침이나 언제든 거의 산책을 하는데 여러 방향으로 모두 출발점을 잡고 돌아본다. 오늘도 출발점에서 새로운 길로 방향을 잡았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안개가 자욱한 것이 근처에 물이 있음을 알게 해 주었다. 방향을 잡고 걸어가니 바로 앞에 작은 물이 흐르듯 고여있는 듯하다. 횡단보도에 서니 맞은편에 새벽에 나갔을 때 마주쳤던 카메라를 든 사람이 보인다. 이번엔 나보다 먼저 왔나 보다. 지나쳐 더 큰 저수지가 있는 곳으로 진입한다. 거의 저수지의 반을 돌아 다시 도로 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곧 다시 도시를 관통하고 흐르는 물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흐르는 물 옆에선 검은 개 한 마리와 함께 나온 아저씨가 공 던지고 물어오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검고 커다란 개가 공을 물고 와 바닥에 놓으면 아저씨가 발로 차서 멀리 보낸다. 그와 동시에 개는 달리고 물어와 아저씨 주변을 빙글빙글 돌다가 다시 바닥에 놓고 아저씨는 다시 찬다. 그러기를 몇 번. 이번에는 물고 온 공을 바닥에 바로 놓지 않고선 자기랑 놀아달라는 눈치다. 아저씨는 난감한 생각에 ‘어쩌라고’하는 투로 어깨를 올렸다 내린다. 그러자 잠시 후 개는 다시 공을 내려놓고 놀이를 개시한다.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재미가 있다. 본격적으로 미술관으로 향한다. 어제는 외관을 보았으니 이제 오늘은 내부를 볼 차례다. 컬렉션에 대한 것도 있었지만 이번에 하는 기획전이 윌리엄 터너 전시여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온라인이나 책에서 터너의 작품을 봤을 때, 그리고 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봤을 때 그의 작품을 직접 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솟아났다. 전시장 바닥에 번호가 표시되어 있어서 그 번호를 따라 관람하도록 안내하고 있었다. 역으로 돌다가 다시 순방향으로 다시 가서 소장품을 다 보고 난 후 터너 기획전이 열리는 곳으로 들어섰다. 역시나 사람이 가득했다. 작품수가 적은 것도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작품 앞에서 옆에서 눈과 몸을 배배 꼬며 작품을 감상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물론 같은 풍의 작업을 하는 다른 작가들의 작업도 일부 같이 있었다. 책에서 보던 익숙한 작품들을 보고 감탄을 했다.

 

이제껏 내가 보고 기억하고 있었던 터너의 몇몇 작품을 토대로 터너는 붉은 계열의 색을 잘 쓰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전시장에 들어서니 수채화부터 스케치 유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은 물론이고 푸른색의 작업들도 많이 있었다. 전시장을 돌고 돌아 터너 전시장은 세바퀴 정도 돌아다니며 감상했다. 이제껏 여러 전시장을 다니면서 입장료로 많이 지출을 했지만 입장료가 아깝지 않은 전시임에는 분명하다.

 

눈길을 끄는 작업들엔 이유가 있다. 본능이다

 

Anselm Feuerbach

- Paolo and France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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