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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여행, 산책
Amsterdam Van Gogh Museum 반 고흐 뮤지엄(암스테르담) 본문
짐을 싸고, 떠나는 길
이제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일까, 짐을 전날 저녁에 거의 다 챙겨 두고 (캐리어를 짓누르는 요령도 생겼다) 아침에 조금 늦게까지 누워 있었다. 새벽에 잠시 깨어 카톡을 확인하긴 했지만 일일이 답하긴 어려운 정신 상태였다. 그간 쌓인 피로와 긴장이 깊긴 깊었나 보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하게 커피와 빵으로 아침을 먹고 나머지 짐을 챙겼다. 다니며 간간이 물어 둔 이동 방법이 있기에 그렇게 긴장되진 않았다. 네덜란드는 대중교통이 전국 공통으로 쓰이는 카드 하나만 있으면 편리하게 다닐 수 있다. 충전만 해서 계속 사용하면 된다. 교통카드 같은. 그래서 한 번씩 탈 때 버스값이 얼마 나갔는지는 사실 잘 모른다. 그래도 어차피 독일보단 사용이 편하고 교통도 단순한 것 같다.
로비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돌돌거리는 캐리어를 양손에 끌고 길을 걸었다. 바람이 조금 차다. 사실 캐리어를 하나 줄일까 고민 중이었는데… 이유는 간혹 항공이나 버스로 이동할 때 캐리어를 추가해야 하는 부분에서 비용이 생기기도 하고 이동 수단 선택에 옵션을 줄이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시간 비용을 따지자면 하나를 보내고 가볍게 다니는 게 맞는 방법인 것 같았다. 하지만 길을 나서면서 짐이 어떻게 변할까 생각해 보니 조금 힘들어도 두 개를 들고 다니는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안 입고 안 쓸 것 같은 물건들은 선별해서 먼저 돌려보낼 계획이다. 겨울이 더 깊어지고 더 따뜻한 옷이 필요해지겠지만 그렇게 된다면 여기서 다니며 필요한 옷을 사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얇은 기능성 옷 하나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잠시 버스를 기다리면서 머리를 굴린다. 이제 이곳에서 나가는 버스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조금은 터득한 것 같다. 나갈 때 기다리기 싫어서 걸어 나가서 한 번에 중앙역으로 가는 방법을 알아서 두 번이나 그렇게 했었다. 그래도 이번엔 캐리어가 있으니 그럴 순 없고, 기다리며 주변에 안녕을 하기로 했다. 정말 깊은 숲이 있는데 그 깊이를 제대로 담을 수가 없었다. 카메라를 들고 몇 번 산책을 하면서도 계속 찍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저 눈으로만 담아 왔다. 그냥 내가 그 속에 있었음에 만족하자며. 기다리던 작은 버스가 와서 올라타고 두 정거장 만에 내렸다. 다음 버스는 6분이면 도착한다. 이곳 대중교통은 웬만해선 정해진 시간에 도착한다. 그래서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다.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면 바로 탄다는 것, 조금이라도 늦으면 국물도 없다는 것.
환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중앙역에 도착했다.
어제 나왔다 들어가기 전에 봤었던 팰트로 만든 아기들 가방을 사려고 갔더니 문을 닫았다. 이런… 어제 샀어야 했는데. 오늘 나올 테니 다시 보고 사도 되겠지 하며 돌아섰다. 이쁜 가방이었는데 아쉽다. 그래서 기차를 바로 타기 위해 들어섰다. 별도로 예매하지 않고 시간만 보고 교통카드를 찍고 역으로 들어가서 기차에 올랐다. 1시간 10분가량.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내려서 숙소로 갔다가 다시 나와서 박물관으로 가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동 중에 경로를 몇 번 찾아보니 그 전역인 암스텔역에 내려서 숙소로 갔다가 나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서 즉흥적으로 내리는 역을 바꿨다. 어차피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혹시 잘못되어서 늦어진다 해도 별문제 될 것도 없으니 가볍게 변경.
아른햄과 비교하면 암스테르담은 도시다.
아… 물론 아른햄에서 내가 구한 숙소가 시내에서 좀 떨어진 숲 속 깊은 곳에 있어서 그랬기도 하다. 아무튼 암스텔에서 내려 버스를 찾아 타고 이내 숙소에 도착했다. 일찍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방은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짐을 보관해 두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숙소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빠에야 집에 들러 빠에야와 커피를 점심으로 먹었다. 빠에야는 콩가루가 가득 묻은 덜 익은 보리밥을 카레 가루에 묻혀 먹는 것 같았다. 맛이 그렇게 나쁘진 않았지만, 맛을 표현하자면 그렇다. 친절한 주인장 아저씨한테 인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방에 두고 나설 준비를 했다.
리셉션에서 추천할 만한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물어보니 한두 곳을 추천해 준다. 오늘은 나가지 말까 하는 마음이 잠시 들었지만, 그래도 나가서 될 수 있는 만큼만 보고 오자는 생각에 나섰다. 그리 멀지도 않은 것 같아서. 그리고 여기서 머무는 날이 2박 3일밖에 되지 않으니까.
고흐 박물관 앞에 도착하니 표를 사려고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그리 많진 않았지만, 거기 서 있는 안내원에게 금액을 물어보고 박물관 카드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결국 아른햄에서 사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박물관 카드를 사고 입장했다. 내부에는 사람이 역시나 많았다. 3층까지 이어진 전시. 간략히 관람 소감을 말하자면 소장품이 다르고 공간이 다른 부분은 당연히 인정한다. 고흐의 작품이 좋은 것은 기본이고. 그런데 조명이나 관람자에 대한 배려는 아른햄의 크뢸러 뮬러 박물관이 훨씬 나았다고 말하고 싶다.
여기서 좋았던 점은 고흐의 <아몬드> 작품과 <붓꽃><까마귀가 나는 밀밭>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프러스 나무가 있는 작품도 아른햄이 더 좋았다. 여기는 다양한 자화상과 편지글 등 여러 소품과 사용하던 재료, 붓 등의 화구들이 있었지만 그런 것은 별 감흥이 없었다.
그래도 전시는 가슴을 따뜻하게 할 만큼 좋았다. 간혹 앞에서 마주치는 커플이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작품 앞에서 계속 스킨십을 하는데… 다른 곳에서 좀 더 편하게 해도 될 텐데 꼭 내가 좋아하는 작품 앞에 서서는 오랫동안 그러고 있었다. 절대 부러워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
고흐 박물관을 나오니 대략 5시쯤… 날이 이미 저물고 있었고, 바로 옆에 시립미술관에 가려니 너무 늦은 감이 있어 다음으로 미루고 잠시 카페에 앉았다가 숙소로 들어왔다. 내일이 기대된다. 마침 시립미술관에선 샤갈, 피카소, 몬드리안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곳 전시장을 다니며 같은 작가의 작업들을 계속 보게된다. 물론 모두 다른 작업들이다. 그러한 다양함에서도 연결되는 공통점이 보인다. 작가들의 초기작이나 텍스트, 스케치 등으로부터 우리가 쉽게 접하지 못했던 작업들까지 보게 되면 그 작가의 유명한 작업이 어떠한 배경에서 나왔을지 짐작하는데 도움이 된다. 전시를 보며 기억을 하고 그 기억은 나에게 인상이 되어 표현에 더 적합한 언어로 기록된다.>
Van Gogh Museum in Amsterdam
As he said, he can be a true artist in a rural area. I can feel the meaning a bit from his painting <Two Hands>, showing the hands of the peasant.
The harmony of the working men with their surroundings.
From Mauve, Van Gogh learned and instilled this conception of nature in his own work later.
I can recognize the orange light from the painting <The Potato Eaters> as well as from the window in <The Cottage>.
I can also see their hands from the work, as he did in his sketches <Hands>.
Montmartre was as rural to him as Nuenen.
<Portrait of Gauguin>… Van Gogh used a slightly different paint. I don’t know the reason why, but maybe he didn’t like using a good one very much.
<Cypresses and Two Women> — with the curved lines, I can see more figures rising with the rhythm of the wind itself. But the one in Arnhem is better than the one in Amsterdam, I think.
Millet and Van Gogh
After Millet's series of paintings, I can see the softness and tenderness of the teacher and the freedom and challenges of the student.
Millet and Richter's painting skills and techniques
With the clouds in the paintings, I can see the effects and the power of the resources from the surround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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