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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여행, 산책
여행을 떠나 온 지 3주 차에 접어들어서야 첫 휴식을 가졌다. 이전 같았으면 거의 1년에 한두 번 여행을 위해 짐을 싸고 계획을 세우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일들을 거의 며칠마다 하면서 다녔으니 무언가 주객이 전도된 느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이번 여행의 시작점은 ‘나’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도착하니 나를 끌어 자꾸 ‘다른 이’들을 보러 가도록 만들고 있다. 끝도 없는 ‘다른 이’들과의 만남이다. 이것 또한 다른 이를 통해 나를 보게 하는 것인가 싶다가도 때론 좀 과한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든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하게 뭘 챙겨 먹고 길을 나서면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는 이른 저녁이 되어야 숙소에 들어온다. 그 중간엔 어딘가에서 느긋하게 앉아 쉬거나 때로 눕거나 할 수 있는 여지는 없다..
갑자기 정해진 대만행.!! 간만이다. 하루 이틀 다니다보니 이전에 봤던 곳들의 기억이 다시금 생명을 얻기 시작한다. 활기찬 색상을 참 잘 사용하는 나라. 기본적인 디자인에 담긴 사람을 향한 마음들. 이래저래 좋은 시간과 장소와 사람들.
곧 돌아갑니다~
Van Gogh를 만나러 가다 사실, 한국에서 일도 하고 집안 정리도 하고 여행 준비도 해야 했다. 틈틈이 책을 찾아보기도 하고, 자료도 조금 검색해 보았다. 그러던 중, 유럽에 오면 꼭 가고 싶은 미술관들을 지도에 표시해 두었다. 지금 이동하는 동선도 거의 그 루트를 중심으로 해서 움직이고 있다. 중간중간 일정을 조정하며 다니고 있어 확정된 일정 없이 움직이다 보니 힘든 점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다. 이제껏 몇 번의 해외여행을 했었지만, 이렇게 혼자서 준비하고 혼자서 다니는 것은 처음이다. 그것도 3개월을 계획한 여행이라니. 정말 무식하니 용감하다고 그냥 직진이다. 지도에 점 몇 개 찍어서 들고 길을 나서는 꼴이다. 그렇게 시작한 여행이 벌써 보름이 지났다. 처음 도착한 독일의 뒤셀도르프는 꽤 큰..
대략 2주간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며 새로운 시스템으로 이루어진 사회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렇게 쉽게 적었지만, 아침부터 이어진 일들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며칠간 혼자 지내다시피 하던 숙소의 마지막 날, 룸메이트가 하나 들어왔다. 마지막 날이라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고 이른 저녁을 했다. 가볍게 맥주도 한 모금했는데, 오랜만에 마신 술이라 그런지 몸이 쳐지고 가라앉아 밤이 오기 전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깨어보니 누군가가 부스럭거린다. 일어나 움직이다 눈이 마주쳤는데, 나보다 많이 큰 여성분이다. 깨워서 미안하다며 잠시 준비하더니 외출했다. 나는 잠시 움직이다가 다시 누웠다. 그렇게 휴식을 취하곤 밤이 늦어 로비에서 자료 검색으로 시간을 많이 보냈다. 방에 올라가니 룸메이트가 자고 있다. 아침을 위해 짐..
코로나가 발발했던 2019년 12월 간발의 차로 유럽으로 떠났던 그날 이후 거의 4년 만에 다시 유럽으로 향했다.그때와 달라진 건 그때는 개인여행으로 시작했었고 이번은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팀의 다큐스탭으로 시작한 여행이라는 거다. 하지만 여전히 이스탄불에 들러서 잠시 머물다 유럽으로 들어가게 되는 건 2018년 보스니아 윈터페스티벌을 위해 가던 것과 비슷하다. 처음 장거리 비행이었던 그때의 기억은 정말 엄청난 충격이었다. 봐도봐도 줄어들지 않는 남은 비행시간을 보며 머리를 쥐어뜯었었다. 하지만 그 처음의 경험 이후 장거리 비행에 대한 느낌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그저 그러려니 하고 마음을 편히 먹고 15시간 정도의 비행은 그냥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쉽다는 건 절대 아니다. ㅎㅎ 일행들과 인천공..